이제부터 숲길은 끝나고 암벽 구간으로 진입 한 것이다. 어느 정도를 오르니 무인 대피소인 사얏 사얏(Sayat Sayat shelter 3,653m)이 나온다. 이 곳에서 화장실과 식수를 공급 받고, 키나바루 등정 라이센스를 지급 받기 위해 아이디 카드를 체크한 뒤에 본격적인 키나바루 정상을 향한 암벽 산행이 시작되었다. 캄캄한 밤이라 사얏 사얏 차나무의 군락지 임에도 불구하고 볼 수는 없었다. 이 곳 대피소에서 500m 정도 암벽을 오르니 해발 3,800m를 알려주는 표시가 바닥에 나무로 표시되어 있었다. 가파른 암벽길을 또 500m 정도 올라가니 해발 3,929m 표지판이 나오고 어둠속에 주위의 암봉들이 흐리게 모습을 나타 내었다.
가쁜 숨을 가라 앉히려 잠시 앉았다가 하늘에 떠 있는 수 많은 별들이 너무 아름다워 편하게 즐기려고 차가운 암벽 바닥에 드러 누어버렸다. 아!!.. 너무나도 환상적인 풍경이다. 거문고좌의 아름다운 모습과 수 많은 별들의 모습은 말로 다 표현하기가 힘들 정도이다. 한참을 등이 시린 줄도 모르고 삼매경에 빠졌다가 아차!! 일출을 봐야지 하는 생각에 자리에서 일어나 정상으로 가파른 암벽길을 따라 올라갔다. 정상인 로우봉에는 철제로 만들어진 표지판이 나란히 두개가 서 있었다. 정상에 서서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태양이 떠 오르기를 기다렸다. 어둠속에 펼쳐진 주봉 아래의 운해가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 하였다.
서서히 운해의 하얀 자태가 윤곽을 드러 내고 태양이 오르기 시작하자 난 수 없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태양이 멀리 수평선과 어우러진 구름을 뚫고 올라 오기까지 한참을 촬영했나 보다. 셔터를 누르는 검지 손가락이 추위에 노출되어 거의 마비 상태로 감각이 없었다. 하지만 일출 장면을 촬영한 후 주변 암봉들의 모습을 다시 카메라에 담는다. 날이 환하게 밝아오고 키나바루산 정상의 모습이 맑은 날씨 속에 속살을 죄다 드러내 보였다. 정말 아름다운 광경 이었다. 성 요한봉과 킹 에드워드봉, 어글리 시스터봉, 당나귀 귀봉, 퉁구 압둘라만봉 등이 떠 오르는 태양 아래서 위용을 자랑하기 시작했다. 숙소로 하산하는 내내 사진을 찍으며, '뷰티플 키나바루!!'를 몇번이고 속으로 되내였다.
정상부 암릉 아래로 펼쳐지는 운해는 키나바루의 높이를 더욱 더 실캄케 해 주었고, 암봉들과 어우러져 한 편의 파노라마를 연출해 냈다. 조금씩 하산을 하며 되돌아 보는 키나바루의 모습은 푸른 하늘과 흰 구름속에 조화를 이루어 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알려주고 있었다. 사얏 사얏에 다다를 무렵 암벽 아래로 펼쳐지는 키나바루산의 아름다운 모습이 뭉개 구름속에서 조금씩 자태를 뽐내고 있다. 비행기 안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풍경 이었다. 정상부에서 더 머물고 싶었으나 하산하여 다음날 사피섬 관광 일정 때문에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숙소로 향했다.
숙소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고 팀원들과 함께 하산을 시작한다. 이 번 원정 산행에서 아쉽게도 두 분이 정상에 오르지를 못 하였다. 한 분은 어제 산행 중 발에 쥐가 나고 후유증이 가라앉지 않은 탓이고, 또 한 분은 발목을 삐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상 등정에 도전 하였으나 결국은 정상 바로 못 미쳐서 환부 상태가 악화되는 관계로 도전에 실패 하였다. 하지만 팀원들 모두가 즐거운 마음으로 하산하기 시작했고, 원래 하산코스는 매시라우 게이트 방향으로 하산키로 하였으나, 부상자를 비롯하여 팀원들이 힘들어 하는 관계로 팀폰 게이트로 원점 회귀 하기로 하고 맑은 날씨 속에 아름다운 경관을 즐긴것을 화제로 삼으며 등산로 주변의 수목들을 눈에 담으며 팀폰 게이트까지 하산하여 선원 가든에서 식사를 한 후에 사바주 시내로 이동하여 숙소인 프로메나드 호텔에 체크 인 하는것으로 산행을 종료 하였다.